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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걸음 한 걸음 꾸준히...........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도착한 곳. 캐나다.
부자가 되는 습관

밴쿠버 5개월 아기 초보아빠

by 캐나다 여행자 2020. 7. 31.

튼튼이가 태어난지도 이제 5개월이 다 되어간다. 벌써 8월이 다 되었네. 튼튼이는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여 여기 벤쿠버가 국경을 막고 직장을 폐쇄하는 lock down에 돌입한 3월에 태어났다. 우리 아가가 세상에 나왔는데 펜데믹이라니. 우리 튼튼이 이제 세상 밖으로 나왔는데.
와이프 산후조리 하느랴 3주를 육아휴직내고 다시 복귀한지 일주일 정도 되던 날 내가 다니는 회사의 HR에서 선택권을 주더라. 너희 부서 senioirty 내 밑으로는 전부 lay off 할건데. 너 육아에 더 힘쓰는게 어떻겠니 근데 계속 나와도 돼. 니 선택이야 뭐로 할래? 라고 물어봤을 때 내 결론은 계속 출근이었다.
말로는 배려라고 하는데 언제 다시 부를지도 모르는 긴 휴가가 될거란 느낌적인 느낌때문이었을까. 결과적으로 내 선택은 옳았지만, 와이프 산후조리도 오래 못 도와주었고 뒤죽박죽이 된 shift 때문에 애기 크는 모습을 조금이라도 놓칠세라 틈 날때마다 폰카메라로 사진, 동영상을 찍었던 3월, 4월.

내가 사는 bc주에서는 2019년 3월 17일 이후에 출생한 아기의 아빠를 기준으로 보통의 경우 최대 2개월(8주) 유급 육아휴가를 준다. (물론 육아휴직을 와이프와 share 할 수 있기 때문에 개인마다 다를 수 있다.) 우리 부부는 와이프가 출산휴가, 육아휴직 합이 총 1년을 쓸 경우로 선택했고 그 경우는 각 개인의 인컴기준 고용보험(EI)으로 2주에 최대 1000불 정도 나오는 걸로 기억한다. 사실 먹고 사느랴 바빠서 그런 것도 있고 그 동안 고용보험에 대한 불신과 좌절도 있었고해서 무관심했었는데 육아휴직 같은 경우는 고용보험금 타는 동안 주기적으로 report하는 절차도 없이 깔끔하게 딱딱 통장으로 입금되더라. 내 지난 이민생활이 늘 그랬듯 이런 저런 여기서의 삶의 노하우를 몸소 겪으며 육아 또한 오롯이 나와 와이프의 몫임을 묵묵히 인정하고 인내했던 시간들이었다

결과적으로 와이프가 출산 육아후유증이 있었겠지만 아이를 생각해 모성애로 잘 버텨준 것과 보름 정도 일찍 나와 체중이 좀 모자랐던 튼튼이가 지금까지 잘 자라주었음에 감사한다. 나는 5개월이 다 된 우리 애기 이름을 아직도 튼튼이라고 부르는게 익숙하다. 정말 이 아이가 튼튼하고 건강하게 자랐음 아니 이 시기를 잘 버텨줬음 하는 마음이 커서일까.

코로나 초기 타이레놀이 비상약이 될 수 있다는 소문이 돌던 때의 모습. 타이레놀 진열대만 싹 비워져있다. 우리 애기가 혹시 아프면 어쩌나해서 마트를 들릴때마다 확인하여 아가용 타이레놀 한 통을 우여곡절끝에 구할 수 있었다. 휴지, 키친타올 등을 왜 사재기하나 알고보니 생필품 유통이 늦어져서 구하기가 힘들다더라. 연신 나오는 코로나를 대처하는 한국에 대한 뉴스로 유독 고국이 그리웠었다.
와이프 조금이라도 쉬라고 저녁 먹고 아기 데리고 산책하러 나오는 편인데 유모차 타는 걸 싫어하는 튼튼이는 이렇게 품 안에서 자는걸 좋아한다. 오늘 처음으로 머리를 묶고 산책 나왔는데 코골고 어찌나 잘 자던지
총영사관에 가서 출생신고 한 날. 코로나 때문이기도 하고 아기랑 엄마랑 집에서 쉬게 두고 혼자 묵묵히 출생신고서 작성했던 그 마음 생각나서 가끔 이 사진볼 때마다 마음이 조금 먹먹해진다

와이프랑 나는 아기 용품이랑 옷을 중고구매 또는 선물, 무료나눔을 통해 얻었고, 감사하게도 생각보다 육아에 경제적 부담이 덜했다. 여기도 사람사는 곳인지라 여기 저기 발품 클릭품하여 운 좋게도 마음씨 좋으신 분들의 도움을 많이 받기도 했다. 나라에서 달마다 나오는 튼튼이 육아보조금을 차근차근 모아 나중에 튼튼이 학비로 쓰려고 resp(교육적금) 계좌도 열었다. 옷과 장난감은 물려 받고 중고로 얻어 키우지만 그렇게 조금씩 모은 돈으로 산 주식과 교육적금을 튼튼이 스무살즈음 되었을 때 주려한다. 부모로서 아이가 독립할 때 주는 선물로. 그리고 그렇게 네 아이에게 해주라고 하고 싶다.

우리 부부는 저기 보이는 캐리어를 튼튼이 백일 선물로 주었다. 애기랑 같이 여기 저기 다니면서 많은 추억을 남기고 싶어서... 우리 부부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 아닐까하는 마음으로 튼튼이 발도장도 쿵쿵 찍었다. 더 많은 곳을 더 자주 가고 싶다 튼튼이와 튼튼이 엄마와

5개월 정도였지만 육아를 하면서 엄마 아빠 생각이 많이 났다. 그리고 내 어릴적, 학창시절 작은 기억조각들도.
결혼 이후 고국에 가본적이 없는 나는 아이가 태어난 이후로 우리 세 식구 함께 언젠가는 한국에 다시 돌아가 방방곡곡 누비는 그 날을 꿈꾸고 있다. 한번은 꼭 그렇게 해보고 싶다. 튼튼이가 기억을 잊지 않게 뿌리를 잊지 않게 자주 그렇게 해주고 싶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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