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하진 않지만 좋은 아빠는 될 수 있어
Are you korean?
아빠는 한국 사람이야?
엄마는 한국 사람이야?
그럼 나는?
아이가 내게 거의 매일 묻는 말 중 하나이다.
아마도 매일매일 유치원에 가서
여러 다문화 친구들을 만나고 있어서 그럴 것이다.
아이는 확인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
내가 누구고 어디에서 왔는지를.
아이의 매일매일 반복되는 같은 질문에
지치기도 하고
혹시 아이가 유치원에 가서 말실수를 할까
조심스럽기도 하고 하지만
아이의 눈높이에 맞게
최대한 이해하기 쉽고 친절하게
설명해 주려고 한다.
우리가 한국 사람인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우리는 각각의 다양한 문화 속의 사람들이고,
이 모두는 존중받아야 한다고 말이다.
어려운 개념이고,
어른들에게도 실천하기 힘든 일이기도 하다.
그리고 타인을 존중하기 전
가장 기본이 되는 자세이기에
아이가 내 말을 꼭 이해해줬으면 좋겠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말이다.
아이는 나의 거울이다.
나의 말과 행동을 따라 한다.
그리고 궁금한 것을
궁금증이 해결될 때까지 계속 묻는다.
그리고 또 같은 질문으로 확인 한다.
우리 집 꼬마는
또래의 한국 아이들에 비해
한국 말이 아직은 서툴러 보인다.
괜찮다.
영어로 말하다가
한국말로 이야기를 전환시키는 것으로 보아
아이의 머릿속에는
두 가지 언어 폴더가 있는 것 같다.
폴더가 두 개 있으니
정보처리가 늦을 수 밖에 없는 아이를
이해한다.
다행인 것이
아이가 한국어를 더 좋아하고
더 잘 하려 한다는 것이다.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모르겠지만
일부러 그렇게 하도록 교육 시킨것도 아닌데
한국 음식을 자주 먹고,
엄마 아빠와 같이 한국을 직접 다녀와 보고서는
더욱 친밀감을 느끼는 모양이다.
아이가 한국말을 습득하는 과정을
유심히 살펴보았다.
그리고 느낀다.
한국말을 더 잘 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아이에게 한국말을 배우라고
한국 노래를 계속 틀어주고 있다.
아이는 유심히 듣는다.
그리고 따라서 부른다.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계속 따라 부른다.
그리고 나중에 알게 된다.
무슨 뜻이었는지.
아주 천천히 진행되고 있지만
아이는 분명히 한국말을 연습하고 있다.
오늘도. 내일도.
이 모든 과정에는 인내가 들어 있다.
아이도 아빠도.
나와 다른 환경에서 자라고 있는 아이를
이해하고 존중해 줘야 함을 느낀다.
아이에게
아빠인 나를 사랑해 달라고 요구한 적이 없지만,
이 아이가 나에게 주는
이유 없는 믿음과 사랑을 나는 느낀다.
그리고 나와 아빠의 지난 날을 그려보곤 한다.
나도 아주 어렸을 적에는
아빠를 아빠만이라는 이유로 좋아했던 것 같다.
무섭고, 미웠어도
성인이 되어서도 아빠가 늘 건강하시고
잘 되시기를 나중이 되어서야 작게나마 바랬다.
아이에게 좋은 아빠가 된다는 것만으로도,
나의 남은 인생에서의
큰 목표 하나는 이루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아빠가 되는 것은 내 삶의 모토이고
아마도 모든 아빠들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아이가 나를 좋은 사람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에,
아이에게 실망시키고 싶지 않기 때문에,
아이에게 기쁨을 가득 주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아이에게 늘 감사 한다.
조건 없는 사랑을 받고 있다는 것에 대해.
나도 이 아이에게
그런 사람이고 싶다.
밴쿠버브롬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