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저녁이기도 하고. 오늘은 돈 되는 글말고 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의식의 흐름대로 그냥 쭈욱 써 내려가볼게요. 내일 출근도 해야하고. 너무 진지해지지는 말아야 되는데. ㅋㅋㅋ
제 블로그 읽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희 부부 참 모은 돈 없이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었습니다.
남의 나라와서 어떻게 해보겠다고 이리저리 아끼고 모아서 작은 집 하나 마련해서 아이로 하나 갖게 되고 지금 이 아이는 방에서 자고 있네요. 서머타임이 시작되어서 이 녀석 잠을 설쳐가지고 내일 제 시간에 일어날 수 있으려나 모르겠습니다.
아이 등교시켜놓고 출근해야 하는 와이프.
와이프 미안하다. ㅜㅜ
결혼한지 십년이 조금 넘은 지금, 요즘 저희 부부의 육아 얘기를 할게요.
요즘 제가 고국에 방문예정이라서 평소와는 다르게 한국에 대해 관심이 많은데요. 요즘 온라인으로 보고 듣고 느끼게 된 것들이 몇 개 있는데,
하나는 일본 식문화가 굉장히 대중화되었다는 것(오마카세가 뭐에요? 만화책에서 봤던 스시장인님들이 일하시는 고급 일식집 같던데. 다들 오마카세 다녀오는게 유행인지 인스타에 많이들 올리시더라구요.)과 아이 키우는 가정이 예전에 내가 한국에 있을 때 보다 더 적다는 것이에요.
결혼을 낳고, 아이를 갖고 키우는게 그만큼 한국에서 쉽지 않은 일이 되어버렸고 그 대신 자신의 가치와 자존감을 위해 자신에게 더 운동이나 명품, 여행 등에 투자를 하고 있는게 요즘 트렌드 같아 보였어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하긴 97년 IMF 이후로 취업이나 결혼 등등 뭐 쉬워진것 지금까지도 별로 없으니 이해하기 어렵지 않았어요.
아이가 생기기 전 지금보다 조금 더 어렸을 때 얘기를 조금 해볼까 하는데, 저는 아이를 갖는게 두려웠었습니다.
1. 경제적인 이유. 나 먹고 살기도 힘들다.
2. 부모님으로 부터 받은 사랑의 결핍. 누군가에게 사랑을 주고 받고 하는 것에 대해 익숙치 않는 내 자신을 발견. (이걸 회피형 인간의 한 특징이라고 하는걸 요즘 어디서 봤습니다.)
3. 아이를 키우기에 지금 적절한 때인가 하는 불확신. 어릴땐 너무 이르다. 나이 먹어서는 너무 늦었다 같은 마음.
생각나는대로 적어봤는데, 세 개 정도만해도 충분하겠네요.
아이를 갖게 되어 아이가 태어났을 때도 경제적인 이유는 아마 제가 살아가는 동안 풀어나가야할 삶의 숙제같은 부분이기 때문에 오히려 1번은 쿨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어요.
아빠가 노력은 항상하면서 살고 아이에게 보여주면 아이에게도 분명 교육적인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고, 사실 저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들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니까요.
많고 적음을 떠나 살기 위해 열심히 돈 모으는 것을 금수저가 아닌 이상 다들 받아들이게 되는 운명 같은 것이니까.
2번째로 썼지만, 사실 가장 망설였던 부분이었어요. 부모로부터 받은 사랑에 대한 결핍이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부모님을 이해하게 되었어요.
아이를 기르다보니 부모님이 겪으셨을 고충 그리고 시대적인 배경과 경제상황 같은 것도요. 사실 저희 부모님 두 분 다 고졸이시고, 정보화시대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에 육아에 대한 사고와 대화의 방법이 요즘 사람들처럼 세련되지 못하셨을거에요.
그리고 부부사이가 좋지 않으셨음에도 자식들을 위해 두 분의 인생을 희생하신 것, 이런 부분들은 시대를 떠나 부모님이기에 가능한 자식에 대한 사랑표현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담담히
적어봅니다.
감사한 마음과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상처와 결핍이 남아있음을 제 마음 속에 담아두고 제 아이에게는 대물림하지 말아야지라고 하는 마음이 있어요.
세번째로 적은 아이를 갖는 적절한 시기가 언제인가라는 것에 대한 스스로의 답은 그런거 없고 아이 갖고 길러야겠다고 생각하면 그 때가 적절한 시기다라고 하고 싶은데, 얘기가 너무 길어지니 이 부분은 이 정도로만 하도록 하고.
요즘 저희 집 꼬맹이는 아직 어려서 그런지 처음보는 사람들에게 망설임없이 다가가더군요.
내향적인 성격의 저는 자연스럽게 아이와 대화하고 있는 처음보는 사람과 대화를 같이 할 수 밖에 없고 그런 일이 반복되다보니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 요령도 조금씩 생기네요.
분명히 아이를 통해서 제가 배우는 부분도 있고, 이 아이의 아직 보여지지 않은 잠재력을 제가 미리 정하지 않고 열어주는게 제 역할이 아닌가 생각하게 됩니다. 아이의 활발한 성격이 힘들지만, 제가 힘들다고 매번 얌전하게만 있으라고 할 순 없겠더라구요.
근검절약 DNA, 아이에게 더 많은 자유를 주고 싶은 아빠 마음이 전해지기를
짠돌이 엄마 아빠 덕분에 옷도 장난감도 책도 얻어 입히고 쓰고 있지만, 아이가 저희 둘 다 새로운 나라에 와서 잘 살아보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란다면 자라면서 행여 잘못된 방향으로 나가다가도 마음을 다시 잡겠지요?
아이에게 완벽하지는 않지만 제가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해서 사랑을 많이 주려고 합니다. 사랑을 주고 받는데 어렵지 않은 지금 모습 그대로 성장하기를 바라면서요.
자야겠네요. 오늘은 여기까지 쓰겠습니다.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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