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1억 몇 천 받을 것 같은데?
무슨 소리를 하나 들어보니 누가 얼마를 벌겠다하고 대중을 재고 있었다.
그럼 그렇지.. 반장은 참 남의 일에 관심이 많다.
어디 사는지, 얼마 버는지, 와이프가 뭐하는지 등등 시시콜콜한 남의 가정사를 모두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라 그렇게 놀랍지도 않았다.
나는 바빠서 남의 얘기 들을 여유도 없는데, 너는 참 한가하구나 라는 생각을 하며 이메일을 열어보니,
우리 부서 전 슈퍼바이저였던 분이 이번에 전체 부서 매니저로 승격이 되었다는 공지메일이 와있었다.
2017년에 평직원으로 시작해서 2024년인 올 해 매니저로 승진을 했단다. 실세서열로 3인자쯤되는 꽤 힘있는 자리였다.
그 분은 참 괜찮은 사람이었다. 나를 편견없이 늘 대해주던 사람. 7년 만에 초고속 승진. 그럴만 했다.
젊고, 여기서 태어난 전형적인 유러피안 캐네디언.
내가 이 곳을 떠나고 꽤 시간이 흐르면 아마 이 분은 시니어 디렉터쯤 하고 계시지 않을까.
아. 이 분이 승진해서 이번에 자기 밑으로 반장을 데려가나 보다.
평소에 눈치가 없는 나지만, 이번엔 촉이 좀 서는 느낌이다. 역시 어디를 가나 줄을 잘 서야 한다.
반장은 이미 냄새를 맡고 줄섰던 거구나.
7년만에 초고속 승진이라...
나는 여기 들어온지 3년째인데.. 하하
내가 캐나다에 처음 왔을 때 28살이었다.
돈도 없었고 무엇이든 해야했던 시절.
이력서를 돌리다가 지칠때즈음 운 좋게 호텔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캐나다에서 경력이라고는 호텔에서 일한게 전부였기에, 뉴펀랜드를 떠나 캘거리로 간 뒤 재취업을 한 곳도 호텔이었다.
그 곳에 도착해서 확실히 알게 된 것이 있는데 그것은 매니지먼트는 유러피언 캐네디언들의 수가 절대적으로 많았다는 것이다.
그 공식은 아직까지도 유효하다.
유색인종 이민자들은 대부분 노동자들이 많고, 상대적으로 영어를 더 잘 구사하는 유러피안 현지인 또는 이민자들은 관리자들이 많았다.
지금 일하는 곳에서도.
이해한다.
여기서 관리자로 일하려면 사람들에게 신뢰받아야 하고 인정받아야 한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내 이야기는 내 동료들도 별로 신뢰하지 않는데, 윗선에서 내 얘기를 심각하게 생각할 이유는 딱히 없다.
무슨 말인지 이해하려고 노력은 하겠지만.
나는 남들보다 캐나다에 늦게 왔고, 현실적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정해져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인정한다.
사실 그래야만 여기 생활을 견딜 수 있다.
여기서는 각자의 역할이 있는 것이다.
현지경력하고 연결되지 않는다면 한국에서 있었던 일들은 좋은 추억으로 갖고 있는 편이 나을 때가 많다.
내가 이 사회를 담을 수 있는 내 그릇의 사이즈는 정해져있다. 사실이다.
나는 캐나다에 와서 내가 처한 현실을 제대로 알게됐다.
여기서는 좋은 옷을 입고 좋은 가방을 매고 부자인척 안해도 되었다.
나라는 사람이 가진 그릇 사이즈를 알고, 그릇을 넓혀가는 중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했다.
그리고 그게 맞는것이라고 생각한다.
회사생활에서의 성공이 인생의 성공을 의미하는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회사 밖을 나왔을때, 그 때는 정말 당당한 내 인생을 살고 싶고 그러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그래서 이 모든 것을 정당화하기 위해 나는 나를 더욱 단련시켜야 함을 느낀다.
은퇴할 때까지 월급이 주는 달콤함에 취해 지금의 모습으로 살것인지,
캐나다에 늦은 나이에 아무것도 없이 왔지만,
시간과 부의 추월차선에 설지는
오로지 내 자신에게 있다.
내가 나를 더 사랑해주고, 관리해주고, 더 괜찮은 사람으로 바꿔줘야 한다.
나쁘지 않다.
자책하지 말자. 나는 할 수 있어.
0에서 시작한 저도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한국에 계시든 어디 계시든
당신도 할 수 있습니다.
밴쿠버 브롬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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