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근 전 감독과 박지성 전 선수에게
MC가 물었다.
마지막 경기를 기억하시는지,
기억나신다면 어떠셨는지를.
차범근 :
기억이 안 나네요.
저는 이미 선수로서
이룰 수 있는 것은 다 이룬 상태였습니다.
마지막 경기를 아들 두리를 무릎에 앉혀놓고
벤치에서 지켜봤던 기억이 나네요.
(지금 시대에는 관계자 외에는 불가능)
감독이 아주 어렸던 신인선수에게
출전기회를 줘도 되겠냐고 물었을때
그렇게 해도 된다고 했습니다.
박지성 :
저는 당시 무릎상태가 굉장히 안 좋았어서
아픈 것을 참고 뛰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아무한테도 이야기하지 않았었지만
저는 직감했어요.
선수로서,
그라운드에서 뛰는 마지막 경기라는 것을요.
그렇게 그라운드를 나오면서
무사히 잘 마쳤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 유희열, KBS 대화의 희열중에서
이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몰입되는 부분이 있었는데
해외생활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이 되어서 그런 듯 하다.
물론,
위 두 분들처럼
한국 축구역사에 빠져서는 안되는
축구영웅들 같은 업적을 남긴 사람은 아니지만
나도 한국인으로서
해외에 살다보니
내 스스로의 삶이라는 운동장에서
뛰고 있는 사람 같이 느껴질 때가 있다.
가족도 친구도 주변에 없고 하니
더욱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어서
그랬을 수도 있겠다.
한국을 떠났을 때의 나
그 당시 내 상황, 내 마음, 가족들
한국에서 나의 마지막 경기가 기억난다.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나만의 마지막 경기는
정말 초라했다.
갖은 것도 없었고
이뤄 놓은 것도 없이
캐나다로 간다고 했을 때
주변의 시선은
걱정으로 가득했었다.
사실 나는,
홀가분했다.
갖은게 없으니 잃을 것도 없었다.
잠시 나는
취업이 나의 전부가 되어버리는 삶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게 되어서
그게 그냥 좋았다.
지나고 보니,
한국에서 나의 경기 상대는
내가 아닌 타인이었다.
남보다 좋은 대학에 가고 싶었고
남보다 좋은 성적을 받고 싶었고
누가봐도 괜찮아보이는 집안이 부러웠고
친구가 돈이 많으면 멋져 보였다.
나만의 경기장에서 뛰다보니
내 첫 경기도
내 마지막 경기도
나의 상대는
내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스스로에게
집중 할 수 있어서 좋았다.
나만의 경기장에서
그 안에 나와 경기를 하는 것은
내가 한국에 있던, 캐나다에 있던
중요하지 않았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나와 하는 경기에서
승자가 되면 되는 것이라는 것을
경기에 지게 되더라도
다시 일어나 나를 넘어면 되니까
이기고 지는것은
남이 아닌 내가 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내 경기장에서는
내가 차범근이고
내가 박지성이 되면 된다.
내가 나에게
영웅이 되어주면 된다.
밴쿠버브롬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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