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023년 4월
건물 안과 밖에 마스크 쓴 사람들이 거의 없다. 그 동안 시간이 많이 흘렀구나.
오늘 하루 병가를 내고 쉬기로 하고 아이를 유치원에 데려다 준 뒤 카페에 앉아봤다.
오전 이 시간대면 나는 지금 정신없이 일 하고 있을텐데, 일터 밖으로 나와 세상구경도 하고 앉아서 창 밖을 보면서 지나가는 사람들 구경하다보니 이런 저런 생각이 들게 되는건 뭐지 ㅋㅋ 오랜만에 폰으로 밖에 사진도 찍어보고..
11년만에 한국 방문이 다음 주로 다가오면서 조금씩 초조해지는 건 왜인지… 내가 너무 예민한 것인지 생각도 해본다. 아이랑 10시간 넘게 비행기도 타야 하고, 완전 반대의 삶을 살 시차도 그렇고. 휴…
좋고 설레서 그런갑다.
2020년 3월
이 때는 밴쿠버에 코로나로 인해 팬데믹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던 때.
모든 가게들이 문을 닫고, 밖에 지나다니는 사람 하나 없던 정말 숨막히고 두려워 집 안에만 있던 시절이 있었다.
영원할 것 같았던 밴쿠버 관광산업은 코로나 위기에 직면하여 다니던 직장에서는 폭풍감원이 시작되었고, 내일부터 일 안 나와도 된다고 전화오지는 않을까, 출근하고 집에 오더라도 행여 갓 태어난 우리 아이에게 코로나를 옮길까 손을 씻고 또 씻고 손세정제를 피부가 건조해져 간지러워 질만큼 자주 사용했던 했던 그 시절. 이 때부터 슬슬 새로운 직장을 본격적으로 알아봤었다. 좀 더 고용이 안정된 곳으로.
그리고 그 일이 그렇게 빨리 일어날 줄은 몰랐다. 시작이 정말 반 맞더라. 그리고 간절히 원하는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잡는다는 것도.
3년이 지난 지금, 생각보다 많이 주변 사람들이 그즈음에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커리어를 많이 바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애플 아이클라우드 서비스
아이가 태어나고 사진 찍을 일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찾아오게 된 폰의 저장공간 부족.
평소 폰으로 사진 찍는 걸 (주로 아이 사진) 좋아하다보니 아이클라우드 서비스를 200기가에서 2테라로 옮겼다.
버티다 버티다 에라 모르겠다 구독결제 했는데,
세상 편하다. ㅋㅋㅋㅋㅋ
가성비도 중요지만, 쓸 때는 과감하게 쓸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애플 아이클라우드 서비스 공간이 늘어남에 따라 막혔던 맥북, 아이폰 간의 저장공간 공유도 다시 시작되고. 성가셨던 스크레스가 하나 줄어들었다. 아이가 자라는 동안 찍은 사진과 동영상은 절대 지켜고 싶은게 현재 사회에 살고 있는 아버지 마음이 아닌가 싶다.
여전히 맛있는 우리 부부 최애, 럭키 도넛
여유있게 커피타임을 갖고 일어나서 근처 우리 부부의 단골 도넛집, 49 Parellel 가서 도넛을 조금 샀다. 근처 와이프가 일하는 직장에 한 박스 작지만 꽉채워서 서둘러 담아 가본다.
와이프 잘 부탁드립니다!! 박카스 한 병 씩 돌릴까 하다가, 정서에도 안 맞고 이상한 사람 될까 조용히 오렌지 박스만 내려놓고 온다.
센스있는 남편이라고 칭찬 받겠지 괜한 기대를 하지만, 포커페이스가 중요하다. 나이스 앤 쿨하게 얼릉 내려놓고 미소 한번 발사하고 급하지만 점잖게 나온다.
최근 시작한 러닝
주말 아침에 허투루 시간을 쓰고 싶지 않아 시작한 그룹러닝. 와이프의 적극적인 참여 탓에 게으른 모습을 보이기 싫어서 참여하게 되었는데, 힘들지만 기분이 정말 상쾌했다. 무릎 잘 치료해서 계속 주말에 러닝을 하여 습관개선을 하려 한다.
우리 집 아이도 같이 참여하면서 언젠가는 같이 달리는 날이 곧 오겠지. 아빠 엄마랑 이런 좋은 습관을 만들어 보자.
20대에서 30대로
2018년부터 와이프 직장동료로 알게 된 친구였는데, 대학생 같았던 이 친구가 어느새 결혼을 하게 되었고 그 자리에 초대받아서 우리 세 식구가 영광스럽게 자리를 함께 했다.
와이프는 만감이 교차했는지 몰래 눈물을 훔치다가 나랑 눈을 마주쳤다. 아마도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으리라. 바다가 보이는 아름다운 곳에서 아름다운 날에 인생 살면서 영원히 간직할 시간을 보낸 친구에게 그 동안 수고했다고 앞으로도 매우 수고 많겠지만, 둘이 알콩달콩 아름다운 인생을 계속 이어가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좀 꼰대같고 내가 그런 말을 할 만큼의 인생을 산 사람도 아니기도 해서 말 없이 준비한 작은 선물을 전해주고 초대해줘서 고맙다고 했다.
아마 이 친구들 로멘틱 한 순간이었겠지만 정신없는 하루를 보냈을 거다. 여러 사람들을 맞이하는 건 긴장도 많이 되고, 쉬운 일이 아니기에 묵묵히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키고 사진 같이 찍고 음식 먹고 그랬다.
맞벌이 하며 아이를 키우는 삶
어제 아이의 유치원 매니저에게 아이 칭찬을 들었다.
"말로 전해진 영어는 다 이해하고 있고, 발음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계속 노력하고 있고 잘 하고 있다."
"놀이 후에 물건을 정리하는 습관, 다른 아이들과 장난감을 공유하고 순서를 지키는 습관을 만들어 주려고 우리가 노력을 하고 있고 아이도 잘 따르려고 노력하고있다." 라는 말을 들었다.
기분이 좋아지는 건 왜인지, 아이가 대견스러운 건 왜인지 모르겠지만 아빠로서 이 아이가 잘 자라고 있구나 안심도 되고, 무엇보다도 눈치코치보며 바디랭귀지하며 그 동안 힘들었을 이 어린 녀석에게 마음이 뜨거워짐을 느꼈다. 나는 알고 있다. 영어가 주는 서러움을. 이 녀석도 분명 그랬으니라.
"기억하렴. 너는 이중언어 사용자라는 것을. 나는 니가 자랑스럽다." 라고 아이에게 말해주고 좋아하는 간식도 사주고 칭찬도 많이 해줬다. 아니 좀 먹먹해져서 많이 쓰다듬어 준 것 같다. 오늘은 말로 좀 더 많이 칭찬 해줘야겠다고 글을 쓰며 생각해 본다.
아이는 아이대로, 와이프는 와이프대로, 나는 나대로 각자의 자리에서 고충이 있겠지만, 우리는 그 동안 그랬던 것처럼 묵묵히 성장할 것이니까. 앞으로가 기대된다.
타국에서 쉽지 않는 삶을 살고 있지만, 분명 우리 가족은 각자의 자리에서 오늘도 조금씩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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