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타운 시애틀
예전부터 다운타운 시애틀에 이 곳 저 곳 공사를 많이하더니 새 건물들(특히 콘도들)이 많이 생겼다
아마존 건물들이 신시가지를 주도하면서 동시에 주거지역도 많이 활성화되었나 보다. 그리고 회사원들이 예전보다 자주 보인다. 이제 10월이 다되가니 휴가시즌이 끝나서 관광객들이 잘 보이지 않는 것도 있는 것 같고
퇴근 시간 후는 도시가 조용해져서 조금 삭막한 느낌도 있다. 퇴근으로 인파는 줄고 그 자리를 건물과 건물 사이 어두운 곳에 홈리스들이 자리하고 있는데, 빈부격차의 온도가 낮과 밤의 온도차이 처럼 느껴진다
여기 다운타운에는 건물들과 회사원들 그리고 홈리스들이 대부분이다. 심지어는 아이들 유모차도 잘 안 보인다
낮에 본 강아지 유치원에 꽉꽉 채워진 강아지들이 생각난다
출근 시간에 그 많았던 강아지들이 퇴근시간 후가 되니 몇 마리 남아있지 않았다
여기 회사원들 모습을 보니 공통점이 좀 있었다
회사원치고는 조금 캐주얼하고 편안한 복장, 그리고 얼굴이 그려져 있는 사원증
이 사람들이 일하는 곳에 와서 휴가를 보내는 나는 뭐지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것도 어린 아이와 함께. 우리를 본 사람들이라면 여기 이 시간에 아이하고 왜 왔지? 라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다
아이 놀이터가 별로 없고 비도 자주 와서 아이한테 조금 미안했다
그래도 유치원 안 가고 엄마아빠랑 쭈욱 붙어있으니 그런 건 좋은가보다. 간식도 잘 사주고 ㅋ
블루컬러 워커 이민자
약속이나 한 것처럼 와이프랑 나는 장소와 관계없이 휴가와서 하는 얘기가 꼭 있는데,
예전에 살아왔던 얘기들
한국에서 고생한 얘기
캐나다에서 고생한 얘기
한국에 있는 친구들하고 가족들도 여기 같이 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고향 사람들 얘기
밴쿠버로 돌아가면 앞으로 더 잘 살자는 다짐
늘 같은 말을 해도 지루하지 않는 그런 말들을 우리는 자주 하곤 한다
여기 IT회사 사람들이 부럽지만 우리도 우리의 인생이 있다
이민와서 자리 잡느냐 우리 부부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데 제한이 많아 몸쓰는 일을 주로 했다
영어가 안되니 몸으로 하는 일
영어가 조금 나아져도 몸으로 나 혼자 하는 일이 더 편해졌다
원해서든 원하지 않든 생존을 위해, 스스로 일어서기 위해
아이만큼은 조금 더 풍요롭고 더 세련된 교육을 받은 많은 기회가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주는게 아이를 위한 우리의 역할이다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오늘보다 나은 내일이 있으니까 라고 생각한다
호텔
호텔에서 근무하는 와이프 덕분에 이번 여행을 결정하게 되었다
와이프 아니었음 엄두도 못 냈을 여행이었다
이제 일을 관두는지라 더 이상 이 좋은 베네핏을 사용할 수 없지만, 와이프의 미래를 위해 와이프는 큰 결정을 했다
아이가 커감에 따라 직업과 라이프스타일을 서서히 바꿀 수 밖에 없으니까. 엄마는 위대하다
다음에 이 도시를 언제 다시 올지 모르겠지만
그 땐 이번 여행을 회상하며 와이프랑 또 낮에는 커피 한 잔, 저녁에는 맥주 한 잔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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