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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걸음 한 걸음 꾸준히...........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도착한 곳. 캐나다.
부자가 되는 습관

캐나다 이민자 이야기 - 기회가 된다면 한번 만나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

by 캐나다 여행자 2023. 11. 20.

인기없는 초라한 블로그라 내 글을 읽어보신 분들이 많지 않을 것이다. 

나는 캐나다에 온지 10년이 넘었다. 

이제 아이도 하나 있는 아빠도 되었고, 나이도 제법 들어서 그 동안의 일들을 가끔 복기해보고는 한다. 

누군가는 옛날 일인데 생각해서 뭐해 쓸데없이.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런 사람이다.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간에 계속 갖고 있는. 그리고 내 마음 속에서 잠시 놓아주었다가 다시 또 꺼내보고 그런 사람이다. 

누구에게나 각자의 방식이 있지만, 나는 그렇게 함으로서 내 마음을 치유하고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다.  

용기를 내어 오늘 얘기하고 싶은 사람은 바로, 우리 엄마다. 

우리 엄마. 

누나와 나를 키우기 위해 가정을 끝까지 지킨 사람. 

1990년대에 내 기억에 의하면, 우리 아빠는 늘 월급을 엄마에게 가져다 주었지만, 시대가 바뀜에 따라 변하게 된 가정경제구조(외벌이에서 맞벌이)에 편승하지 못했던 우리 엄마를 탓하며, 고부갈등을 엄마탓으로 돌리며 엄마를 참 못살게도 굴었다. 

글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언어폭력, 물리적 폭력을 듣고 보며 나의 유년기와 10대 그리고 20대 마지막까지 그 어두움이 나와 같이 했다. 

나는 캐나다에 오고서야 그 어두움에서 나올 수 있었다. 

그 어두움에서 나왔다는 것도 나중에야 알게 되었어. 
나는 그렇게 해야만 앞으로 남은 시간들을 살아갈 내 자신을 지킬 수 있었어, 엄마. 

정확하게 얘기하면 아직도 트라우마처럼 가끔씩 머릿속에서 옛 기억들이 예고없이 튀어나올 때가 있지만, 적어도 내가 컨트롤 할 수 있는 것은 결국 여기 캐나다까지 와서 떨어져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엄마는 그런 내 마음을 알까.  

자신이 반대했던 결혼을 한 연락 안되는 아들, 자신의 곁에 없어서 생활비 안 주는 돈 안 되는 아들로 내가 엄마 마음에 남아 있는 건 아닐까. 

오늘 하루 종일 아내와 집 청소를 하고 빨래를 했다.
지독한 코감기에 걸렸는지, 아이가 2주가 다 되어 가는데도 코가 말썽이다.

집에 먼지가 많아서 그런건 아닌지. 청소도 하고. 아이 내일 유치원도 보내야하니 오늘 하루는 더 신경을 써서 꿀차도 타주고 국물도 많이 먹이고 컨디션을 끌어올려 준다. 

그리고 아이 발이 차가워질까 계속 벗어 던지는 양말을 집어 신겨 준다.

우리 엄마가 나한테 그랬던 것처럼. 나도 그렇게 아이에게 해준다. 

아무리 노력해도 우리 엄마가 했던 것처럼은 안 된다. 좀 어설프고 부족해.  

우리 엄마가 정말 나한테 잘 해줬었구나.... 

엄마 얘기는 다음에 생각 날 때 또 쓸게.
그 때까지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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