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한 걸음 한 걸음 꾸준히...........원하는 삶을 살기 위해 도착한 곳. 캐나다.
부자가 되는 습관

아빠의 마지막 선물

by 캐나다 여행자 2024. 1. 4.

만나서 반가워요.

내가 애기라고 불러도 되나.
새애기.

얼굴을 보니, 너네 누나를 조금 닮은 것 같네.
그리고는 멋쩍게 웃으셨다.

백화점 맨 꼭대기층에 있었던 던킨도너츠에서 처음 만났던 우리 셋.

오랜만에 만나서 결혼을 하겠다는 아들에게 아빠는 별 말씀 없으셨다.

멀리가서 사는데 너희 둘이 얼마나 고생이 많았겠니.
너네가 알아서 잘 선택했으리라 믿는다.
도움이 못되어 미안하다고 했다.

나도 알고 있었다.
아빠는 나에게 물려줄 재산이 있을만큼 넉넉하지 못하다는 것을.
가족 모두가 강하게 반대했던 나의 결혼식에 묵묵히 참석해주고 자리를 지켜줬다.

많은 사람들의 비난과 눈치에도 그저 할머니와 같이 꿋꿋하게 아무 말 없이 자리를 해주셨다.

아빠에게 그 부분만큼은 정말 고마웠다.
1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오랜만에 결혼할 때 찍었던 사진들을 본다.
그리고 서랍에 오랬동안 묵혀놓았던 시계를 꺼내본다.

수리비가 꽤 나오는 이 골동품이 되어버린 시계를 다시 고쳐서 사용해야겠다 마음 먹는다.

아빠가 사준 시계.
군대를 제대하고 사서 결혼식때도 찼고 그리고 왠지모르게 잘 안 차게 되어 묵혀뒀었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한국에서 있었던 일들을 묻어두고 싶었던 마음이
가장 컸을것이다.

인생은생각하는것보다 훨씬길다.
긴인생에 어찌 꽃향기만 날리겠는가.
사계절이있는것처럼
우리의인생에도
봄여름가을겨울이있다.

- 책, 붓다의 삶이 내게 가르쳐 준 것들 중에서

부모가 되어보니,
자식에게 무엇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 물려주고 싶더라.

오래 전 나에게 아빠가 사준 시계는
무슨 의미일까.

그 의미를 상상하며
메세지를 눈과 마음에 새기며
매일매일 이 골동품시계를 차줄 생각이다.

누군가를 너무 미워한 적이 있다면
이 글이 조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삶은 계속 되고
우리는 계속 살아가야 하니까.

밴쿠버브롬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