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들 멋있다....
공을 다루는 손이 다르네.
농구부 선배 형들 눈에 너무너무 들고 싶었던 시절이 있었다.
나는 친구들과 형들과 하는 농구가 좋았다.
그리고 잘 하려고 연습도 참 많이 했다.
공부보다 열심히 했다.
그렇다고 운동선수가 되고 싶은 것도 아니었다.
점심시간 저녁시간 그리고 체육시간에 형들에게 관심을 받는 사람이 되곤 했다.
친구들이 말도 걸어준다.
내가 괜찮은 사람이 된 것 같았다.
대학가는 공부를 한참 열심히 해야할 때
농구하느랴 공부를 안 했으니, 좋은 대학을 갔을리 없었다.
군대도 다녀오고 대학도 겨우 졸업했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이고,
무엇을 잘 하는지,
앞으로 어떻게 살고 싶은지,
스스로의 질문에 대답할 수 없었다.
그런 것들은 성년이 된 나에게 너무 늦은 질문이야.
취업 잘 되서 월급 잘 받고 그런 것에 집중 할 때야.
라고 수년 간 생각해왔지만, 내 인생의 기초 지반공사 같은 질문에는 늘 대답할 수 없었다.
두려웠고, 미래에 대해 정해진게 아무 것도 없었다.
여자친구와도 헤어지고.
정년이 보장되는 공무원이 될까.
그러면 안정된 삶을 살 수있으려나.
그랬었다.
방황 끝에 용기내어,
잠깐 인생을 조금 멈춰보기로 하고
캐나다로 오게 된 것은 인생의 터닝포인트였다.
이 곳에 무언가를 이루려 온 것은 아니었다.
나에게 이 곳은 내 인생에서 내게 주는 연습장 같은 공간이었다.
여자친구랑 다시 만나기로 했으니 내가 원하는대로 한번 살아보자.
인생 새 출발하자.
먹고는 살겠지.
새로운 곳에서 추억도 쌓고
앞으로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도 생겼다.
비자가 종료되는 1년 정도만이라도 내 마음대로 행복하게 살아보자 생각했다.
힘들겠지만,
내가 꿈꾸던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으니까.
나는 자유롭게 살고 싶은 사람이었구나.
내 가정을 꾸리고 싶은 사람이었구나.
그렇게 열심히 일하다보니 영주권도 얻게 되었고, 돈도 모으고 작은 집도 샀었다.
집을 사다니.
집을 사면
이제 편하게 살아도 되겠구나 생각했었다.
남은 건 20년이 넘는 모기지와
매번 내야하는 세금, 보험들.
그리고 이것들을 유지하려면 필요한 내 월급.
그리고 와이프의 월급.
이런 것들이 남아있다는 것은 나중에 알게 되었다.
집을 유지하려면
하고 있는 일을 관둘 수 없었고,
이제 어떻게 해야하지 생각하던 참에
아이가 태어났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는
내 인생이 어느 정도 완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그 정도로 완성도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아이를 키우면서 완전히 알게 되었다.
아니,
인생에서 완성이라는 것은 없었다.
삶은 늘 도전이고 진행형이지만
나를 이끌어주는 힘을 주는 가족에게 감사하게 된다.
외롭지 않다.
돌아보면 내 인생에서의 나는
한국에서의 나,
그리고 캐나다에서의 나 이렇게 두 명이 있다.
그 두 사람에게 나는 정말 진지한 질문을 던졌었다.
어떤 인생을 살고 싶었는지. 앞으로 어떤 인생을 살고 싶은지.
각각의 나는 결국 예전의 나와 지금의 나야.
나쁘지 않아.
잘 하고 있어.
내가 나 잘되라고 나를 응원하고 도와주고 있어.
그렇게 생각하니
내가 점점 성숙하고 좋은 사람이 되는 것 같다.
살다보면
누군가에게는 자신을 찾아가는 시간이 올 것이다.
아니면 자신이 찾은 자신의 진짜 모습으로 이미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다양하다. 그리고 삶의 방식도 다양하다.
괜찮다. 늘 멋지지 않아도.
인생을 항상 우아하게만 살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앞으로 잘 하면 돼.
잘 하고 있어. 걱정하지마.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 살아.
나를 내가 응원한다.
밴쿠버브롬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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