튼튼이가 태어난지도 이제 5개월이 다 되어간다. 벌써 8월이 다 되었네. 튼튼이는 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여 여기 벤쿠버가 국경을 막고 직장을 폐쇄하는 lock down에 돌입한 3월에 태어났다. 우리 아가가 세상에 나왔는데 펜데믹이라니. 우리 튼튼이 이제 세상 밖으로 나왔는데.
와이프 산후조리 하느랴 3주를 육아휴직내고 다시 복귀한지 일주일 정도 되던 날 내가 다니는 회사의 HR에서 선택권을 주더라. 너희 부서 senioirty 내 밑으로는 전부 lay off 할건데. 너 육아에 더 힘쓰는게 어떻겠니 근데 계속 나와도 돼. 니 선택이야 뭐로 할래? 라고 물어봤을 때 내 결론은 계속 출근이었다.
말로는 배려라고 하는데 언제 다시 부를지도 모르는 긴 휴가가 될거란 느낌적인 느낌때문이었을까. 결과적으로 내 선택은 옳았지만, 와이프 산후조리도 오래 못 도와주었고 뒤죽박죽이 된 shift 때문에 애기 크는 모습을 조금이라도 놓칠세라 틈 날때마다 폰카메라로 사진, 동영상을 찍었던 3월, 4월.
결과적으로 와이프가 출산 육아후유증이 있었겠지만 아이를 생각해 모성애로 잘 버텨준 것과 보름 정도 일찍 나와 체중이 좀 모자랐던 튼튼이가 지금까지 잘 자라주었음에 감사한다. 나는 5개월이 다 된 우리 애기 이름을 아직도 튼튼이라고 부르는게 익숙하다. 정말 이 아이가 튼튼하고 건강하게 자랐음 아니 이 시기를 잘 버텨줬음 하는 마음이 커서일까.
와이프랑 나는 아기 용품이랑 옷을 중고구매 또는 선물, 무료나눔을 통해 얻었고, 감사하게도 생각보다 육아에 경제적 부담이 덜했다. 여기도 사람사는 곳인지라 여기 저기 발품 클릭품하여 운 좋게도 마음씨 좋으신 분들의 도움을 많이 받기도 했다. 나라에서 달마다 나오는 튼튼이 육아보조금을 차근차근 모아 나중에 튼튼이 학비로 쓰려고 resp(교육적금) 계좌도 열었다. 옷과 장난감은 물려 받고 중고로 얻어 키우지만 그렇게 조금씩 모은 돈으로 산 주식과 교육적금을 튼튼이 스무살즈음 되었을 때 주려한다. 부모로서 아이가 독립할 때 주는 선물로. 그리고 그렇게 네 아이에게 해주라고 하고 싶다.
5개월 정도였지만 육아를 하면서 엄마 아빠 생각이 많이 났다. 그리고 내 어릴적, 학창시절 작은 기억조각들도.
결혼 이후 고국에 가본적이 없는 나는 아이가 태어난 이후로 우리 세 식구 함께 언젠가는 한국에 다시 돌아가 방방곡곡 누비는 그 날을 꿈꾸고 있다. 한번은 꼭 그렇게 해보고 싶다. 튼튼이가 기억을 잊지 않게 뿌리를 잊지 않게 자주 그렇게 해주고 싶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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